‘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에 담겨야할 장애유형별 요구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에 담겨야할 장애유형별 요구
이동지원, 수어통역사 의무 채용, 중증장애인 동행서비스 지원 등
- 기자명백민 기자
- 입력 2024.02.23 17:27
- 수정 2024.02.27 12:13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만성질환 유병률이 1.7배 높고 국가에 필요로 하는 사안 중 의료보장이 언제나 2위일 정도로 의료서비스에 대한 필요와 욕구가 크다.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건강권법)에는 장애인 건강증진을 위한 중장기 전략인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 수립이 명시됐으나 법 시행 이후 6년이 지난 2023년에서야 보건복지부는 계획 수립을 시작했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이 최근 발간한 ‘최초로 수립되는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장애인정책리포트(제439호)에는 지금까지 논의돼온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에 대한 사안과 장애계의 의견을 담았다.
최초로 수립되는 중장기 장애인 건강종합계획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
장애인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비장애인에 비해 1.7배 차이가 난다. 특히 당뇨 유질환자는 장애인이 18.1%로 비장애인 5%에 비해 3.6배 격차가 벌어진다. 이에 장애인이 국가에 요구하는 사안으로 소득보장에 이어 의료보장이 늘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장애인건강권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인들은 병·의원 이용의 접근성 개선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생길 것을 기대했지만, 장애인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의 이용자는 1%에도 못 미치고 장애친화건강검진기관도 전국에 15개소만 운영하고 있어 장애인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미약하기만 했다. 이는 장애인 건강증진을 위한 중장기 전략 없이 단편적인 목표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건강할 권리를 위해 10년 단위 중장기 국가 종합계획인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2002년부터 마련했다. 현재는 ‘모든 사람이 평생 건강을 누리는 사회’라는 비전으로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HP2030(2021~2030)이 실시되고 있으나 중점과제별 성과지표 총 400개 중 장애인 분야는 29개에 불과하다.
장애인 건강증진을 위한 중장기 전략인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 또한 장애인건강권법 제6조에 명시돼 있다. 하지만 장애인건강권법이 시행된 2017년 이후 지금까지도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은 수립되지 않았고 보건복지부는 2023년 6월이 돼서야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 정책과제 발굴 전략기획단을 구성해 계획 수립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의료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전략기획단에 장애계는 문제를 제기했고,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 수립 TF’ 활동으로 장애인들이 원하는 내용을 논의해왔다.
‘정보 접근성·이동지원·의료비 부담 완화·지역 격차 해소’ 다양한 장애계 의견
이에 한국장총은 장애 유형 및 지역별로 장애인들이 원하는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1월 9일까지 약 2주간 장애 유형 및 지역별 단체에 서면 인터뷰를 시행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건강 관련 정보 습득이 어려워 의료기관 웹, 요청에 따른 진단서 등 점자 및 큰 글씨, 의료기관 내 인적서비스 편의시설 안내도 등 시각장애인 정보 접근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는 정신장애인의 높은 자살률과 낮은 정신장애인 건강검진, 자발적 위생관리 어려움, 정신과 약물 부작용 등의 문제 해결을, 한국신장장애인협회는 지역별 투석병원의 부족을 지적하며 투석 받는 신장장애인의 이동 지원과 의료비 부담 완화를 요구했다.
한국자폐인사랑협회는 영유아기 자폐성 장애는 조기진단과 조기치료를 중심으로, 성인기 오티즘은 의료접근성 개선과 최중증 자폐성장애인 진료를 위한 병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한국지적발달장애인협회는 발달장애인이 갈 수 있는 친화병원 공유와 인력지원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의료서비스 지원, 건강검진 항목 확대, 건강관리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경상북도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는 의료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돼있어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 어려움을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과 필수 공공의료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기도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 또한 의료기관의 지역 격차 심화를 지적하며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 다학제적 의료서비스 제공 모델이 마련돼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동지원·수어통역사 의무 채용·중증장애인 동행서비스 지원’ 제언
보고서는 “장애에 대한 개념 정의에 따라 의료적 관점으로 편중될 수 있기에 장애인의 건강에 대한 올바른 정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장애개념의 변화는 결국 소비자 입장의 장애당사자 관점에서의 정책들이 반영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은 정보 접근부터 물리적 접근, 의사소통 지원까지 전반적인 지원 고려돼야 한다”면서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는 지역 내 병·의원들의 접근성을 알 수 있는 정보 제공을 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들을 이해하고 진료할 수 있는 병·의원을 확보하고 그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고 수어통역사를 의무 채용해 농인들이 불편함 없이 진료 및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함. 그리고 의료 수어가 표준화돼있지 않아 의료 수어를 개발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병·의원 이용을 위한 장애인들의 이동지원에 대한 지원 대책과 함께 중증장애인을 위한 동행서비스 지원, 고령장애인을 위한 건강 대책도 포함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예산 반영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허울 뿐인 계획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수립될 장애인 건강보건관리종합계획은 제대로 만들고 예산확보에 정부와 장애계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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